글
한국에서 1
귀국 하자 마자 할머니 칠순이어서 잔치 준비 하느라고 정신 없었는데다가 개인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도 산더미였고..
그 와중에 또 내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내다 못해 다 찢어버린 사건도 있었고..
내가 많이 피곤하고 예민해서 경솔했던 건 인정한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도 황당함이 가시지가 않는다. 화를 낼수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솔함에. 그런데 도를 지나쳤다. 나는...그걸 받아줄 수가 없다 내가 왜? 내가 왜? 내가 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간다. 좋게 생각하자면 한 없이 좋게 생각할 수도 있기도 하다.. 그런데.. 아니다. 나는 여태껏 이런 대우 받을 만큼 잘 못한 적 없다 단 한 번도. 신경을 거슬리게 말하는거. 여태껏 분명히 있었다. 사람 무시하는 듯한 말투도 성격인거 알고 있다.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내가 한 번이라도 이야기 한 적 있었나? 일부러 가만히 있었다. 그런 나의 노고(?)가 어느 한 순간 싹 사라져서 나는 졸지에 '근본 없고 싸가지 없는' 애가 되어 있었다. 그것도 좋게 좋게 넘어가려면 넘어갈 수도 있었던 일을 상대방이 눈 뒤집혀 가면서 미쳐버리는 바람에.
내가 말을 좋게 했었어야 하는건 인정한다. 그런데 바보같이 왜 이렇게 눈물이 그치지 않았던건지. 대체 뭐가 그리 서러웠던건지.
1년 동안 외국 생활이 참 힘들긴 했었나보다. 별 거 아닌 일에 짜증이 화르륵 났었고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거기다가 그냥 스스로가 참 비참했다.
그리고 사실. 사람이 화가나면 무슨 말이든 다 오고가는데..
나의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들였다.
나는...내가1 년 동안 외국에 있으면서 그래도 많이 성장했다고 믿었었다. 웃으면서 이야기 할 꺼 다하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면서 적당히 살아가기. 어느 정도는 터득 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었던건, 바로 그것이 나의 약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너무 감정이 얼굴에 다 드러나서.. 그리고 내 안의 어두운부분을 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바로 그 부분을 사정없이 건들이길래 너무 너무 내가 비참했다.
별 거 아닌. 진짜 그야말로 미쳐버린 사람의 말 따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건데.. 내 1년이 그 사람의 말 한 마디로 다 없어져 가는 것만 같아서 너무 너무 슬프고 너무 비참하고 황당했다. 그야말로 길 가다가 뺨 얻어 맞고 온 기분?
한 동안 눈물이 멈추지가 않았다. 그런데 참 신기한 건, 그 와중에도 그 사람에 대한 '서운함'은 조금도 없었다. 이미 내 안에서는 그 사람에 대한 어떠한 마음도 없었던거다. 그냥..내가 울었던 이유는, 내가 너무 너무 슬펐던 이유는, 내가 너무 초라하고 부끄러워서이다. 주위 사람들은 신경쓸 필요 없다고, 남의 막말에 상처 받을 필요 없다고 하는데, 불씨?는 없는 이야기 지어낸 거 아니었으니. 그런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게 너무 너무 싫다.
거기다가 사실 그런 생각도 있었다 좋게 넘어가려면 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여태껏 한 마디도 안 하고 있으니 자꾸 날 가마니로 보는 기분이 들어서 뭐라도 말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 나는 이런 말 듣기 싫으니 앞으론 좀 조심해달라고 이야기를 한다는게 나도 그만 감정이 격해져서 말을 제대로 표현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참. 지겨운 인간들이다.
어쨌든 마음 다 비우고.
다시 안 보면 그만이고. 이미 내 안에서는 다 떠나보냈고. 이미 내 안에서는 없는 사람이고 지운 사람이다. 다시는 마음 줄 일 없게. 원래도 없었지만.
뭔가
속이 답답한 마음은 있다. 황당해서 그런가보다.
거기다가, 내가 하려던 건 이런게 아니었으니. 내 불찰도 인정하고 있으니. 세상일이 참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1년 간의 생활. 어떻게든 버텨왔다고 믿었는데 한국 와서 너무 방심했나보다. 아마 그래서 그랬던 것 같다 무방비 상태에서 받은 공격이라.. 미처 날 추스를 겨를이 없었나보다.
그래도 좋은 점도 있따
한국에 있으니 적어도 속 시원히 이야기 하면 언제든 들어줄 사람은 있다는 것.
내가 황당해하고 스스로의 비참함에 치를 떨 때,
같이 어이없어 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따는 거.
그거..
그거 하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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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부터 운동을 가야지.
지긋지긋한 이 마음을 어떻게 달래고 풀 길이 없다
내 생각엔 얼굴에 지금 트러블 작렬 하고 혓바늘 돋고 하는 이유가
피곤하고 잠 못 자고 신경 많이 써서 그런 이유도 있지만
속에서 열이 올라오고 있는 이유도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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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자존심 정말 정말 많이 상하고
정말로 속상하고 너무 너무 비참하고 내가 너무 초라해보여서..
자존감 제로의 상태이지만.
곧 다시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것으로 믿으며.....
왜 아직도 눈물은 안 멈추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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